데이터, 중국, 이노베이션, 알리페이, 빅데이터 전쟁 (‘20.04.12)
미국이 대중 무역전쟁을 일으킬 배경에는, 중국이 진행하는 하이테크 산업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라는 중국의 국가전략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 있다. ‘중국 제조 2025’는 중국이 건국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2049년까지 ‘세계의 제조 대국’이라는 지위를 굳히는 것을 목표로 한 산업 육성책이다.
가오티에(중국의 고속철도), 알리페이(즈푸바오), 공유 자전거, 인터넷 쇼핑. 이것이 중국의 ‘신 4대 발명품’이다. ‘인쇄, 종이, 나침반, 화약’이라는 고대 중국의 4대 발명품을 빗대 표현한 ‘신 4대 발명품’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광역 경제권 ‘일대일로’에 참가한 20개국 젊은이들이 2017년 투표로 뽑은 결과이다.
디지털 주권, 디지털 거버넌스, 디지털 경제
알리바바가 성공한 요인으로는 몇 가지를 들 수 있지만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가 큰 역할을 한 것만은 틀림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스스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시도해 왔다. 그러나 회사가 급속하게 발전하자 업무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EC 사업, 검색엔진 사업 등에서는 좀 더 전문적인 파트너와 제휴함으로써 스스로 할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는 목숨의 절반을 파트너에게 내줄 각오가 되어 있다.” - 마화텅
“우리가 구축하려는 것은 미래의 비즈니스 인프라이며 거래 시장, 결제, 물류, 클라우드 시스템과 빅데이터로 구성된다.” - 마윈
텐센트는 스스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멈추고 플랫폼 제공을 특화해, 어떤의미로는 파트너에게 맡기는 ‘완만한 결합’ 전략을 취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알리바바는 스스로 사업을 전개하고, 혹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자사의 비즈니스나 결제 기능과의 결합을 더욱 긴밀하게 해, 기존의 업계를 변혁으로 이끌며 차세대 유통업이나 제조업, 금융업으로 발전시키려고 하는게 특징이다.
진흙탕 싸움은 양사의 실적을 악화시켰다. 우버는 2015년 10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정식 발표는 없었지만, 디디추싱은 40억에서 100억 달러 적자였던 것으로 추산된다. 두 회사에 출자한 벤처 캐피털은 더 이상의 적자 누수를 견디지 못했다. 투자자 주도로 양사는 2016년 8월 휴전했다. 그 결과, 디디추싱이 우버의 중국 브랜드와 업무 데이터 등 모든 자산을 매수하고, 우버는 그 대가로 디디추싱의 주식을 5.89%취득하고 약 70억 달러 상당의 권익을 차지했다.
중국의 금융 규제 당국은 2016년 8월 P2P대출 업계에서 빈발한 문제를 인식하고 <인터넷 대차 정보 중개 기구 업무 활동 관리 변법>을 시행해 규제 강화에 나섰다. 또한 결제 분야에서는 감독관청이 낸 규제로 인해 알리페이와 같은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는 이용자의 실명 인증을 요구하게 되었다.
알리바바의 EC 사이트가 매년 여는 빅 이벤트 ‘더블 11’에서는 이슈 만들기와 고객 유도를 위해 어떤 상품의 대폭 할인 세일, 또는 저가 한정 판매가 이뤄진다. 그것을 대량으로 구입해 개인 거래 사이트에서 비싼 값에 전매를 해 매매 차익금을 버는 것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이를 헤이찬(블랙 산업)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 인공지능이 블랙 산업에 악용된 사건은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알리바바그룹이나 텐센트, 디디추싱 등의 기업은 모두 설립된 지 20년 미만의 신흥기업이다. 그러나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라는 세계를 대표하는 플랫폼 기업과 어깨를 견줄 만큼 커졌다.
아이폰의 성공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소비자를 깊이 이해하고 상품 개발에 힘을 쏟았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이 소비자 본위, 소비자 이해라는 점에서는 알리바바도 텐센트도 지지 않는다. 이것은 중국 이노베이션의 본질이기도 하다.
중국시장에서 이기려면 방대한 고객과의 접점을 가진 알리바바나 텐센트의 플랫폼을 활용해, 비즈니스의 속도를 빨리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통기업은 상품이 좋으면 물건이 팔린다고 생각하는 사고가 뿌리 깊다. 하지만 신흥기업은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까에 파고들며, 고객 관점에서 생각한다.
산업이 더 발전된 다른 나라의 성공 모델을 재빨리 도입하는 경영 방법을 ‘타임머신 경영’이라고도 부른다. 1990년대 후반 당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이 제창한 개념이다.
[참고도서]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 차이나 이노베이션과 빅데이터 전쟁